종양학 젖산 암을 이야기할 때 많은 분들이 유전자 변이, 전이, 항암제, 면역치료 같은 키워드를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최근 종양학 연구에서는 이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젖산입니다. 예전에는 젖산을 단순히 “운동하면 쌓이는 피로물질”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종양학에서는 젖산을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 않습니다. 젖산은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종양 미세환경을 바꾸고, 면역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주며, 전이와 치료 저항성에도 관여하는 중요한 분자로 평가됩니다. 특히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를 만드는 방식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소가 충분히 있어도 포도당을 적극적으로 분해해 젖산을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는데, 이 현상은 종양학에서 매우 오래전부터 주목받아 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단순히 “암세포가 젖산을 많이 만든다”는 수준을 넘어, 젖산 자체가 암의 성장과 면역회피를 돕는 신호 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까지 밝혀지면서 관심이 더 커졌습니다. 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내용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젖산이 왜 암과 연결되는지, 혈액검사에서 보는 젖산과 종양 미세환경에서 말하는 젖산은 무엇이 다른지, 또 실제 치료와 연구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한 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종양학 젖산 젖산은 원래 세포가 포도당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대사산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정상 조직에서도 젖산은 만들어집니다. 격렬한 운동을 했을 때 근육에서 젖산 생성이 증가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즉, 젖산 자체가 비정상적인 물질은 아닙니다. 문제는 암 조직에서는 젖산의 생성량, 축적 정도, 생물학적 역할이 정상 조직과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암세포는 빠르게 증식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와 생합성 재료를 필요로 합니다. 이 과정에서 포도당 대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 경우가 많고, 그 결과 젖산 생성도 늘어납니다. 이렇게 형성된 고젖산 환경은 단순한 부산물 축적이 아니라 종양 성장에 유리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종양 주변이 산성화되면 일부 정상세포나 면역세포는 기능이 저하되는 반면, 암세포는 그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젖산이 이제 더 이상 “버려지는 폐기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젖산이 세포 간 신호 전달, 유전자 발현 조절, 면역환경 재구성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종양학에서 젖산은 대사의 결과물인 동시에, 종양의 행동을 바꾸는 적극적인 조절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입니다. 아래 표를 보면 왜 젖산이 단순한 부산물로 보기 어려운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젖산의 위치 | 단순 대사 부산물 | 종양 미세환경의 핵심 구성 요소 |
| 종양 내 역할 | 피로물질에 가까운 이미지 | 성장, 침윤, 면역조절, 전이에 관여 |
| 치료적 의미 | 큰 관심 대상이 아님 | 표적치료 및 병용치료 후보 |
| 연구 방향 | 에너지 대사 부수 현상 | 신호전달, 후성유전, 면역대사까지 확장 |
종양학에서 젖산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생화학 개념을 공부하는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암이 어떻게 살아남고, 퍼지고, 치료를 피하는지 이해하는 열쇠 중 하나를 잡는 일에 가깝습니다.
종양학에서 젖산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개념이 바로 워버그 효과입니다. 쉽게 말하면 암세포가 산소가 충분한 상황에서도 미토콘드리아 산화적 인산화만을 주로 쓰지 않고, 해당과정을 활발히 돌려 젖산을 많이 생성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이 개념은 처음 접하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산소가 있다면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에너지를 만들면 될 텐데, 왜 굳이 젖산을 많이 만드는 비효율적인 길을 택할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암세포의 입장에서는 이 전략이 꼭 비효율적이라고만 볼 수 없습니다. 빠르게 증식하는 세포는 단순히 ATP만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핵산·지질·아미노산 같은 생합성 재료도 많이 필요합니다. 해당과정을 빠르게 돌리면 세포 분열에 필요한 여러 중간대사산물을 확보하기 쉬워집니다. 즉, 암세포는 “에너지 효율”만이 아니라 “증식에 유리한 대사 흐름”을 선택하는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종양 내부는 혈류가 고르지 않고 산소 공급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부위는 저산소 상태가 되기 쉽고, 이런 환경에서는 젖산 생성이 더욱 촉진됩니다. 저산소 상태에서 활성화되는 여러 신호 경로는 포도당 흡수와 해당과정을 강화하고, 그 결과 젖산 축적을 더 키우게 됩니다. 결국 암세포는 유전적 변화와 미세환경의 압력 속에서 젖산을 많이 만드는 쪽으로 적응해가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빠른 증식 필요 | 세포 분열에 필요한 중간대사산물 확보에 유리 |
| 포도당 대사 재편 | 포도당 흡수 증가와 해당과정 활성화 |
| 저산소 환경 적응 | 산소 공급이 불안정한 종양 내부 특성 반영 |
| 유전자·신호경로 변화 | 대사 효소 및 수송체 발현 증가 |
| 미세환경 선택압 | 산성 환경에 적응한 세포가 살아남기 쉬움 |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모든 암이 똑같은 방식으로 젖산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암종마다 차이가 있고, 같은 암종 안에서도 환자별 차이, 종양 부위별 차이가 존재합니다. 어떤 종양은 매우 높은 해당 의존성을 보이는 반면, 어떤 종양은 지방산 대사나 글루타민 대사를 함께 적극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젖산은 많은 고형암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한 대사 지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임상적으로도 이 특성은 영상 진단과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포도당 대사가 활발한 암은 특정 영상검사에서 높은 섭취를 보이곤 합니다. 물론 영상에서 보이는 포도당 대사 증가가 곧바로 젖산 수치와 1대1로 대응되는 것은 아니지만, 암세포가 대사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종양학 젖산 종양학이 점점 더 복잡해진 이유 중 하나는 암을 이제 더 이상 “암세포만의 질환”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종양 주변에는 섬유아세포, 혈관내피세포, 면역세포, 세포외기질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존재합니다. 이를 통틀어 종양 미세환경이라고 부르는데, 젖산은 바로 이 미세환경을 크게 바꾸는 물질입니다. 암세포가 젖산을 많이 만들면, 그 젖산은 세포 밖으로 배출되어 주변에 축적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종양 주변은 점차 산성화됩니다. 산성화된 환경은 여러 가지 변화를 유도합니다. 먼저 정상 조직의 항상성 유지가 깨지기 쉽고, 조직 재구성이 촉진될 수 있습니다. 세포외기질이 변형되고, 암세포가 주변 조직을 뚫고 나가기 쉬운 조건이 조성되기도 합니다. 또한 종양 미세환경의 산성화는 혈관 형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종양이 계속 자라려면 새로운 혈관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여러 혈관신생 관련 신호가 활성화됩니다. 젖산은 이러한 과정에 간접적 또는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젖산이 많은 종양은 단순히 “대사적으로 활발한 종양”을 넘어, 주변 환경 자체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재설계하는 종양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래는 젖산이 종양 미세환경에 미치는 대표적 영향을 정리한 표입니다.
| 산성화 | 암세포 생존에 유리한 환경 조성 |
| 세포외기질 변화 | 침윤과 전이에 유리한 발판 형성 |
| 혈관신생 관련 신호 증가 | 종양 성장에 필요한 혈류 확보 |
| 주변 세포 대사 변화 | 암 연관 섬유아세포, 면역세포 기능 재편 |
| 치료 미세환경 변화 | 일부 치료 반응성 저하 가능성 |
흥미로운 점은 종양 내부의 모든 세포가 똑같이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세포는 젖산을 적극 생산하고, 다른 세포는 그 젖산을 다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종양 안에서는 일종의 대사적 분업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산소가 부족한 영역의 세포가 젖산을 많이 만들고, 상대적으로 산소가 있는 영역의 세포가 이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식입니다. 이런 상호작용이 존재하면 종양은 더욱 유연하고 강인한 시스템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결국 종양 미세환경에서 젖산은 “많이 생겼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 그 젖산이 주변 세포와 구조를 어떻게 바꾸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이것이 종양학 연구자들이 젖산을 미세환경의 핵심 키워드로 보는 이유입니다.
종양학 젖산 최근 종양학의 가장 큰 흐름 중 하나는 면역항암제의 발전입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제대로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돕는 치료가 실제 임상에서 큰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환자에게 면역치료가 잘 듣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 데에도 젖산이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종양 미세환경에 젖산이 많이 축적되면 면역세포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T세포는 활성화와 증식을 위해 자신만의 대사 재편이 필요한데, 고젖산·산성 환경은 이 과정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암세포를 공격해야 할 세포독성 T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고, 면역반응이 둔화될 수 있습니다. NK세포 역시 종양 감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젖산이 많은 환경에서는 활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여기에 더해 종양 관련 대식세포는 미세환경의 영향에 따라 종양 억제보다는 종양 촉진 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즉, 젖산은 단순히 면역세포를 약하게 만드는 수준을 넘어서, 면역환경의 성격 자체를 암 친화적으로 바꾸는 데 관여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면역세포별 영향을 간단히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T세포 | 활성화·증식·사이토카인 분비 저하 가능성 | 항암 면역반응 약화 |
| NK세포 | 세포독성 기능 저하 가능성 | 암세포 제거 능력 감소 |
| 대식세포 | 종양 촉진형 성향 강화 가능성 | 염증 조절 및 종양 지원 |
| 수지상세포 | 항원제시 기능 저하 가능성 | 면역반응 개시 비효율 |
| 조절 T세포 | 상대적으로 적응성이 높을 수 있음 | 면역억제 환경 강화 |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종양학에서 면역치료의 성패가 결국 종양 미세환경과 깊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같은 종류의 암이라도 어떤 환자의 종양은 면역세포가 활발히 침투하고 잘 작동하는 반면, 어떤 종양은 면역세포가 들어와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합니다. 젖산은 이 차이를 설명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즉, 종양학에서 젖산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암세포가 당을 얼마나 많이 쓰는가”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동시에 면역세포가 그 환경에서 얼마나 지쳐 있는가, 얼마나 비활성화되어 있는가를 같이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젖산 대사를 조절하는 전략이 면역항암제와 병용될 가능성이 자주 거론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암 환자에게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전이입니다. 종양이 원래 자리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장기로 퍼지는 순간 치료는 훨씬 복잡해지고 예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종양학에서 젖산이 중요한 이유는 이 젖산이 침윤과 전이 과정에도 관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젖산이 많은 환경은 세포외기질 변형을 촉진하고, 암세포가 더 잘 이동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주변 조직을 분해하거나 재구성하는 효소계가 활성화되면 암세포는 원래 자리에서 벗어나 더 쉽게 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산성화된 환경은 정상세포보다 암세포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살아남을 수 있는 세포가 선별되는 과정에도 영향을 줍니다. 여기에 혈관신생이 더해지면 전이에 필요한 통로가 확보됩니다. 종양이 새 혈관을 끌어들이면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암세포가 혈류를 통해 다른 부위로 이동할 기회도 늘어납니다. 젖산은 이러한 복합적인 전이 생물학의 여러 단계에 관여할 수 있는 후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음 표를 보면 이해가 더 쉽습니다.
| 세포 이동성 증가 | 대사 및 신호 변화 유도 | 침윤성 강화 |
| 세포외기질 재구성 | 주변 조직 장벽 약화 | 국소 침범 촉진 |
| 혈관신생 | 종양 혈류 및 통로 형성 | 원격 전이 가능성 증가 |
| 산성 환경 적응 | 공격적 세포군 선택 | 생존력 높은 암세포 우세 |
| 면역회피 | 이동 중 암세포 생존 도움 | 전이 성공률 증가 가능성 |
물론 “젖산이 높다 = 반드시 전이가 된다”처럼 단순하게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전이는 유전자 변화, 혈관 구조, 면역 상태, 기질 반응 등 매우 많은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복합 과정입니다. 다만 종양학 연구에서는 젖산이 이 전체 과정의 여러 부분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관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젖산은 전이의 단일 원인이라기보다, 전이가 일어나기 좋은 생태계를 조성하는 촉진 인자 중 하나로 이해하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임상 현장에서도 종양의 대사 특성이 공격성과 어느 정도 연결되는지 살피는 연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단순한 병기나 조직형만이 아니라, 종양의 젖산 대사 패턴까지 함께 고려하는 정밀 종양학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젖산이 종양 성장과 면역 억제, 전이에 관여한다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젖산을 표적으로 치료할 수는 없을까 하는 점입니다. 실제로 종양학 연구에서는 이와 관련된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젖산 생성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암세포가 해당과정을 강하게 돌려 젖산을 만든다면, 이 경로에 관여하는 효소를 표적으로 삼는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젖산 생성에 중요한 효소나 포도당 대사 조절 경로를 억제하면 종양의 대사 유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젖산 수송을 차단하는 접근입니다. 암세포는 만들어진 젖산을 세포 밖으로 내보내야 내부 산성화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이때 관여하는 수송체를 막으면 암세포 내부 대사 균형이 흔들릴 수 있고, 주변 미세환경의 산성화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종양 내 세포들 사이에서 젖산을 주고받는 대사적 공생 구조를 깨뜨리는 효과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젖산 자체가 유도하는 면역 억제 환경을 역전시키는 전략입니다. 이 경우 젖산 대사 표적과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방식이 특히 많이 거론됩니다. 종양 미세환경이 너무 산성이고 면역 억제적이면 면역치료 효과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먼저 또는 동시에 대사 환경을 조절해 면역세포가 활동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보자는 개념입니다.
치료 전략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젖산 생성 억제 | 해당과정·관련 효소 조절 | 종양 에너지 대사 약화 | 정상세포 대사에도 영향 가능 |
| 젖산 수송 차단 | 젖산 배출·유입 억제 | 종양 산성화 완화, 대사 공생 차단 | 종양 이질성으로 반응 차이 |
| 미세환경 완화 | 산성 환경 조절 | 면역세포 기능 회복 기대 | 종양 종류별 차이 큼 |
| 면역치료 병용 | 면역 억제 역전 | 면역항암제 반응률 개선 가능성 | 환자 선택 기준 필요 |
| 복합 대사 표적 | 젖산 외 다른 경로 동시 억제 | 대사 유연성 차단 | 독성 관리와 최적 조합 문제 |
다만 현실적으로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습니다. 종양은 매우 영리하고 유연하기 때문에 하나의 대사 경로를 막으면 다른 경로를 활용해 살아남기도 합니다. 또한 젖산 대사는 정상세포에도 존재하므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결국 치료 성공의 핵심은 “젖산만 막으면 된다”가 아니라, 어떤 암종에서, 어떤 환자에게, 어떤 치료와 병용할 때 가장 효과적인가를 정교하게 찾아내는 데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양학에서 젖산을 표적으로 삼는 연구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젖산은 암세포 자체뿐 아니라 미세환경, 면역반응, 전이 가능성까지 폭넓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표적이 여러 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전략적인 연구 분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젖산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분들이 혈액검사에서 보는 젖산 수치를 떠올립니다. 특히 중환자 진료나 응급 상황에서 젖산은 조직 저산소증, 패혈증, 순환 불안정 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종양학에서 말하는 젖산은 이와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우선 혈액 젖산 수치는 전신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순환 장애가 있거나 대사 스트레스가 심할 때 상승할 수 있습니다. 반면 종양 미세환경의 젖산은 종양 내부 국소 환경에서의 축적과 작용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혈액검사상 젖산이 정상이라고 해도 종양 내부에서는 상당한 젖산 축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아 혈중 젖산이 상승한 경우라도, 그것이 곧바로 종양의 젖산 대사 활성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차이를 헷갈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종양학 연구에서 젖산은 대개 종양 조직 수준, 미세환경 수준, 세포 대사 수준에서 해석됩니다. 반면 임상 검사로서의 젖산은 환자의 전신 상태, 응급도, 조직관류 문제 등과 연결됩니다. 둘은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해석 목적이 다릅니다. 아래 표로 비교해보겠습니다.
| 평가 범위 | 전신 상태 | 종양 국소 환경 |
| 주된 의미 | 순환, 저산소, 대사 스트레스 반영 | 암 대사, 면역 억제, 산성화 반영 |
| 측정 방식 | 혈액검사 | 조직 분석, 연구용 평가, 영상·분자 분석 |
| 해석 시 주의점 | 감염, 쇼크, 간기능 등 다양한 요인 영향 | 암종, 미세환경, 종양 이질성 고려 필요 |
| 임상 활용 | 응급·중환자 평가에 흔함 | 아직 주로 연구·정밀의학 영역 |
이 부분은 실제 환자 상담에서도 자주 혼동될 수 있습니다. “젖산이 암과 관련 있다는데 제 혈액검사 젖산 수치가 정상이라 괜찮은 건가요?” 혹은 “젖산이 높으면 암이 더 심한 건가요?” 같은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양학적으로는 그렇게 단순하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젖산이라는 단어는 같아도, 무엇을 어디에서 측정했는지에 따라 의미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종양의 대사 특성을 더 정밀하게 평가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종양 내부의 젖산 환경을 비침습적으로 추정하거나 치료 반응과 연결해 해석하는 방식이 더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로서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이 많지만, 분명한 것은 젖산이 종양학에서 점점 더 중심적인 언어가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종양학 젖산 종양학에서 젖산은 더 이상 부수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과거에는 암세포가 젖산을 많이 만든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했다면, 지금은 그 젖산이 암세포의 생존 전략, 종양 미세환경의 재편, 면역 억제, 침윤과 전이, 치료 반응성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폭넓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젖산은 암의 대사 현상을 보여주는 지표이면서 동시에, 암이 주변 세계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 종양학은 유전자만 보는 시대를 지나, 대사와 면역, 미세환경을 함께 보는 방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젖산은 암을 이해하는 데 매우 실용적인 키워드가 됩니다. 왜 어떤 종양은 공격적인지, 왜 어떤 종양은 면역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지 왜 어떤 종양은 전이에 더 유리한 조건을 갖는지 설명할 때 젖산은 점점 더 자주 등장합니다. 물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많습니다. 모든 암에서 젖산의 역할이 똑같은 것은 아니고, 치료 표적으로 삼았을 때 정상조직에 미치는 영향도 신중히 따져야 합니다. 환자별로 종양 대사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젖산 표적 전략의 가장 좋은 후보인지 가려내는 일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종양학에서 젖산 연구가 계속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젖산 하나를 통해 암세포, 면역세포, 혈관, 기질, 전이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연결고리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종양학에서 젖산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한 생화학 공부가 아닙니다. 그것은 암이 어떻게 살아남고, 주변 환경을 바꾸고, 치료를 피하고, 다른 장기로 퍼져나가는지를 읽어내는 또 하나의 렌즈를 갖는 일입니다. 앞으로 정밀의학과 면역종양학, 대사치료가 더 발전할수록 젖산은 더욱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암을 둘러싼 복잡한 퍼즐 속에서 젖산은 이제 결코 주변 조각이 아니라, 중심부를 연결하는 핵심 조각에 가깝습니다.